가면라이더 에그제이드 完 특촬

※이 글은 가면라이더 에그제이드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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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진심으로 재밌게 즐겼던 TV특촬이라 그렇게 크게 깔 생각도 없고 문제점에 대해 파고들 생각도 딱히 안든다. 이 글은 뭐 그냥 다른 까는 글처럼 본격적이게 파고 드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예전에 적었던 울트라맨 오브 감상글처럼 그냥저냥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는 감상글이거든. 아, 저기 오브 글에선 경어 쓰다가 여기선 왜 반말 까냐 싶을텐데 걍 단순한 내 변덕이니 이해해주길. 그냥 내 꼴리는대로 적는거다 보니 딱히 이러니 저러니 제한을 둬야 하나 싶기도 하고.


1.초반 1쿨 방영 당시
일단 난 방영 초기 그다지 에그제이드를 딱히 좋게 보진 않았다. 그도 그럴게 전작인 고스트나 드라이브가 심히 맘에 안들어서 이후 뭘 하든 다 같잖아 보였거든. 때문에 가면라이더가 뭘 하든 안좋게 보이는 일종의 편견을 가지게 됐던 듯 하다. 물론 시간이 지난 지금, 여기에 대해선 반성 중이다. 암요. 난 재밌게 본 건 딱히 각 잡고 글 쓸 생각이 어지간 해선 안들거든. 끽해야 감상글 혹은 사족정도지.

아무튼 그 당시 에그제이드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어땠는지 얘기를 좀 하자면, 도대체 왜 있는지도 모를 레벨1과 조잡하고 어지러운 눈뽕으로 가득한 CG와 귀를 강간하는 완구 음성들은 따라가기 힘들었고 그런 액션과는 별개로 내용도 그다지 썩 흥미가 가진 않았던 것이다. 에무 저 새낀 왜 자꾸 변신할 때 마다 썩소짓는거야 재수없게 시발 키리야는 걍 예측이 틀렸을 뿐인데 히이로 이 새끼가 거짓말 했다고 선동하는거 보소 뭐하는 지랄이여 등등.

결국 참다 못해서 중간에 하차했던 적도 있었다. 안그래도 2년 연속으로 별로라 정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것이 라이더였거든. 물론 초반이니 아직 지켜봐야 할 시점이긴 했지만 가면라이더 고스트를 그런 생각으로 버티고 봤다가 끝까지 나빴던 적이 있어서 말이지. 망설임 없이 하차했었다. 웃긴 점이라면 그럼에도 신경쓰인 나머지 몇주 안지나서 다시 감상을 재개했으니 스스로 토에이의 노예임을 인증하기도 했지만.


2.에무의 썩소와 마이티 브라더스XX
그리고 내 부정적이던 생각은 키리야가 뒤진 12화를 기점으로 조금씩 달라져갔다. 설마 에무가 짓던 썩소가 복선일 줄은 생각도 못 했거든. 끽해야 걍 고스트의 이노찌 모야스제 같은 결정대사 대신의 연출이겠지 싶었는데 이게 파라드와 관련된 복선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땐 좋은 의미로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심지어 마이티 브라더스XX는 단순히 완구 기믹이 아닌, 스토리 복선이기도 했다는 것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허무하게 대사로 풀어내는 드라이브와는 달리 극적인 상황에 중요한 복선들을 풀어내는 그 전개는 장족의 발전 그 이상이었으리라. 사실 제2부 겐무 코퍼레이션 공략편에서는 오프닝을 생략하고 엔딩 크레딧과 함께 이야기가 끝나는 극적인 연출 덕에 쓸데없이 더 멋져보이는 착시도 있기는 했지만!

[TVA라면 흔히 볼 수 있던 오프닝 생략 및 엔딩 크레딧과 동시에 진행되는 연출이 극전개를 더 멋지게 꾸며줬던 느낌이다.]

다만 좀 거슬렸던 거라면 리프로그래밍 설정인데, 뭘 하던 일단 리프로그래밍 했다고 말하면 뭐든 다 끝내는 만능 전개가 되어버렸거든. 이런걸 두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 라는 용어를 쓰던가? 그리고 좀 아쉬운 점이라면 키리야가 뒤졌을 때 에무에게 넌 너야...! 같은 뭔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말고 리프로그래밍을 긔띔해주는 대사로 복선을 뿌려줬으면 했는데 말이다. 뭔 이상한 소릴 하며 죽은 키리야는 결국 부활하여 평생 놀림거리가 되어버렸지만. 결국 자신을 살해한 적에게 자신이 남긴 기술로 복수를 한다는 멋진 구도가 그렇게 썩 눈에 띄지는 않았다는게 아쉽긴 하더라.

[뒤지기 전에 왜 쓸데없는 말만 해가지고..]


3.신 단 쿠로토
[사진은 신 단 쿠로토가 아니라 단 쿠로토지만 사소한 건 넘어가자]

에그제이드를 이야기 한다면 반드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깃거리는 바로 이 쿠로토가 아닐 수 없다. 작중 최고의 네타 캐릭터이며 매력덩어리였거든. 이 녀석이 악역이었을 때도 그랬지만 CR협력관계가 된 이후로부턴 이 양반의 기행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초반 사장 시절 때 저런 똘끼를 어떻게 참아왔나 싶을 정도로 미쳐돌아가는 녀석이니 말이지.

사실 에그제이드 자체가 이 양반이 뭘 어떻게 했냐만 따져 봐도 충분이 요약이 가능할 정도로 이야기 중심에 있는 녀석이기도 한데 작중 온갖 개그 담당에 네타 캐릭터로 쓰이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매력 덩어리가 아닐 수 없었으리라. CR에 들어간 그는 자신을 신이라 자칭하는데 이는 보다 보면 자칭이 아니라 정말로 신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활약을 했다.

쿠로토가 없었으면 이야기는 진행을 못 했을 정도로 이 남자의 공은 매우 큰데, 가면라이더 크로니클 공략이며 크로노스에 대한 대항법도 모두 쿠로토가 마련한 것이었으며 최종폼인 하이퍼 무적도 이 남자가 없었으면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며 타이가는 이 남자가 아니었으면 크로노스에게 살해 당하고도 남았을테리라. 사실 여기까지 갈 필요 없이 이 남자 없었으면 이 세상은 단 마사무네에 의해 모든 생명들이 데이터화 되어 배드엔딩을 맞이했을게 뻔했다.

다만 이를 거꾸로 뒤집어보면 결국 모든 전개를 쿠로토를 갈아서 해결한다는 편의적인 만능 전개라는 문제점이 드러나는데 이에 대해선 크게 깔 생각이 없다. 문제점이야 맞긴 한데 이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었던 건 각종 복선풀이로 흥미를 돋구었던 극전개의 공도 컸다. 이는 위에 언급한 리프로그래밍도 마찬가지이고. 물론 그런 점을 감안해도 거슬릴 수 밖에 없는 요소인건 딱히 부정 안하겠지만 말이다.

[신 쿠로토의 매력을 간단히 압축한 신의 은총 부분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

그리고 CR 협력관계가 되어 악역 미화되는 것이 아닌가 불안한 감도 있었지만 반성은 커녕 지 좆대로 사는 그 모습이며 자신의 게임-가면라이더 크로니클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목숨 여럿 버리는 것도 개의치 않는 당돌함이며 부활한 키리야에게 사과를 빌 생각이 없음에도 어찌어찌 서로 잘 노는 미친 멘탈이며 드라이브의 그 역겨운 깡통들과는 비교 대상으로 두는게 실례가 될 그야말로 GOD 그 자체였다. 뽀삐에 대한 감정은 미화라기 보단 단순히 이 남자의 집착? 애정? 이니 딱히 이를 두고 뭐라 할 생각도 없고. 오히려 반성이 없으니 가식도 없고 에무 일행에게도 관찰 대상 취급이니 딱히 악역 미화라 할 부분은 없어서 마음에 들었다.

[이 둘은 서로를 죽인 사이임에도 짝짜쿵 잘 노는게 보통 멘탈이 아니긴 하다]


4.파라드와 그라파이트
파라드도 참 감탄하게 만들던 것이 에무와의 관계를 극적이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이 새낀 무슨 에무 똥꼬를 노리듯 게이 마냥 집착을 하던 것도 모두 이유 있는 집착이었고 에무가 자신의 시련을 극복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준 녀석이기도 하거든. 동시에 마음을 고쳐먹고 CR을 도와주게 된 과정도 납득이 되는지라 이를 두고 뭐라 할 생각도 없다. 드라이브의 그 누구누구와는 달리 역지사지로 게임병 환자들의 심정을 알게 되고 자신의 잘못을 관철하고 반성했으며 자신이 싸온 똥에 괴로워 하는 모습까지도 나왔으니 파라드에 대해 악역미화 소릴 꺼내는건 의미없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문제점이 있다면 이후 파라드의 취급은 단순히 변신을 잘하는 애완견이 됐다는 것 정도? 별개로 좀 웃긴게 있다면 파라드가 에무에게 미안하다며 울먹였던 부분인데, 바지에 똥싼거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로 데꿀멍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정말이지 토에이 특유의 웃지마라, 쟤네들은 진지하다 그 자체여서 신나게 웃었던 듯.

[사실 다른 사람에게 이랬다면 나올 반응은 "아아아알겠어;; 그만 뚝 그치고 일어서봐 좀;"일 것이다!]
[아 근데 쟤 진짜 데꿀멍 하믄서 바지 똥싼거 아닐까 괜한 걱정이 들더라고]

그리고 그라파이트에 대해 말할 것이 있다면, 이 캐릭터도 참 멋지게 마무리 했다는 것이다. 파라드와 뽀삐가 이제 그만 포기하고 CR에 협력해달라고 부탁하지만 끝내 거절하는데, 이는 그에게 있어 어쩔 수 없으면서도 매우 적절한 선택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히이로에게 있어선 사랑했던 연인을 잃게 한 원인 중 하나였으며 타이가에겐 극복해야 할 일종의 트라우마와 같은 것이니 이제 와서 도와주겠다고 하면 서로의 불화가 더더욱 커졌을지도 모를 일이거든. 뽀삐와 파라드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라파이트가 자신이 저지른 과오는 이제 와서 씻기도 힘든 지경에 와버렸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히이로, 타이가와의 최종결전은 그의 속죄로 볼 수도 있는 셈이다. 그에겐 돌아갈 방법이 없으니 그 둘과 싸워 자신을 극복하는 계기를 줄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길과 달리한 친구들을 존중을 해주며 마지막에는 크로노스에게 돌격하여 장렬히 전사하는 건 드립이라면 모를까 진심으로 악역미화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 제2부 전투조류의 와무우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이기도.

[이 데이터들 보다도 못한 깡통새끼들은 좆잡고 반성합시다]

5.그외 잡다
사실 다른 라이더였다면 에엨 끼워맞추기 하네 시발ㅋㅋㅋㅋ하고 비웃었을테지만 에그제이드는 차마 그럴 수가 없던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초반에 별거 아닌 줄 알았던 것들이 모두 복선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단순히 끼워맞추기라는 생각을 하기엔 노린게 아닌가 싶은게 많았거든. 사실 에그제이드를 좋게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냥 좋은 건 아니고 위에 말했 듯, 너무 만능 설정인 리프로그래밍과 신 쿠로토의 편의주의적 전개나 너무 과도할 정도로 의사와 게임의 관계를 억지로 붙이려고 했다는 느낌이나, 중후반 와서는 너무 억지로 집어넣는 게스트 캐릭터(환자)들이나 각종 매화 마다 사소한 결점들이 속속 나온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의 부자 대결 구도로 꾸밀 수 있었을 법한 단 마사무네와 단 쿠로토의 조합도 딱히 챙겨주지 않은 소소한 아쉬운 점이나, 무비대전과 어나더 엔딩을 위해 완전히 끝나진 않은 결말 등등 각 잡고 본다면 문제점은 여럿 잡을 수 있는 작품이다.

허나 위에도 말했 듯, 극적인 전개와 훌륭한 복선풀이 덕에 그 결점들 마저도 안주거리로 삼을 수 있다고 할까. 명작까진 아니되 수작 하나 건졌다는 그 뿌듯함이 매우 기분 좋았던 작품이었다. 이야기도 걍 TV판 본편의 이야기 자체는 끝냈다는 느낌이라 이후 스토리 진행의 여지를 남겨놓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딱히 불만은 없다.

아, 조잡한 완구와 괴인 재탕? 난 어차피 완구는 딱히 신경 안쓰니 아무래도 좋다. 거추장한 건 맞는데 이게 딱히 보는데 방해된 것도 아니니 아무렴 어때 수준. 아 근데 시발 존나 시끄러워서 귀 아픈 건 좀 싫더라. 괴인 재탕은 글쎄 에그제이드에서 중요했던 건 괴인 보다는 크로니클 공략 진행 상황과 단 마사무네와의 대립구도여서 이를 두고 딱히 문제가 되나 싶기도.

[글고보니 에무는 한번 빡치면 정색 빠는게 연기가 아니라 진심 같았다.]
[쿠로토의 이 자체 패러디는 정말이지 묘하게 감동이더라]
[다른 작품들도 비슷한 짓을 했거늘 이 장면이 뭐라고 이렇게 멋지냐]


6.마치며
간단히 적겠다고 말했으면서 간만에 시간이 남아돈다고 또또또 쓸데없이 길게 늘여썼는데 뭐 어때 시발. 오브 감상글도 그랬는데!

뭐 아무튼 그냥 내 좆대로 쓴 글이니 결론이고 뭐고 그런건 없다. 걍 포제 이후로 간만에 제대로 재밌는 라이더가 나와줘서 참으로 기쁘다는 것 정도? 외전인 스나이프도 딱 적절한 설정 보충용이고 헤이세이 무비 제네레이션즈도 무비대전 시리즈 역대급 최고의 작품이었으니 그냥저냥 각 잡고 깔 생각은 안들더라. 위에도 말했 듯이 난 재밌게 본 거는 딱히 각 잡고 글 쓰진 않는다고도 했고.

아무튼 이래저래 결국 나는 토에이의 육변기에 지나지 않는구나 싶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V시네마 어나더 엔딩을 기대하게 됐다. 이렇게 구미가 땡기는 라이더도 참 오랜만이니 이래저래 기분이 좋아진 건 부정 못 하겠더라. 맨날 까다가 이렇게 좋게 보니 좀 어색한 감도 있기는 하지만.

[사...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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